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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3 위지아로 컴백한 김범수 대표 by 그림자 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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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 아이위랩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김범수 CEO.

김범수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2001년 3월쯤으로 기억된다. 네이버와 합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한참 수익모델을 놓고 고심하던 때 였으니 한게임이나 네이버 모두 제대로 돈벌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 러다 불과 수년만에 nhn을 기업가치 10조원대의 회사로 일궈놓았다. 그랬던 그가 작년 9월 홀연히 nhn을 떠났다. 100억원 넘게 쏟아부어 의욕적으로 밀어부쳤던 mmorpg 아크로드가 참패하고 그가 창업한 한게임의 영향력이 점차 떨어져가던 시기였다. 게임 매출은 전체 nhn 매출의 20%까지 떨어졌다. nhn의 성장동력이 한게임에서 네이버로 완전히 넘어가버렸다.
그래서 김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은 내부 불협화음으로 인한 것이라는 구구한 억척을 낳았다. 실제 그런 점도 작용했을 수 있을 것이다.

지 난주 김 대표를 거의 3년만에 무교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nhn 단독 대표를 맡고 있던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가 nhn을 떠난 뒤 새로 사업을 시작한다는 얘기를 듣고 한번 만나자는 제의를 지인을 통해 전했다. 휴대폰 번호까지 바꿔버려 연락이 닿지 않아서였다. 돌아온 답변은 아직은 만날 때가 아니라는 거였다. 그랬다가 지난주 갑자기 연락을 해왔다. 이젠 만날 때가 됐다는 말과 함께.

일부 언론이나 블로그에 소개됐던 것처럼 그는 미국과 한국에서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를 준비하느라 꽤 분주했다고 했다. 70타 중반의 골프 실력을 갖춘 수준급 아마추어 골퍼인데도 너무 바빠 필드에 나갈 짬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얼굴빛은 오히려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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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박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정겨움이 묻어나는 김 대표에게서 긴장감 같은 걸 느끼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려도 체념하듯이 웃어넘기곤 한다. 그런데 3년 만에 만난 김 대표에게서는 묘한 긴장감이 넘쳐났다. 긴장감이라기 보다는 활력같은 거라고 해야 할까.

그의 말마따나 김 대표는 야전사령관 스타일이다. 10명 안팎되는 직원들과 일일이 얘기를 나누며 밤을 세우는 게 행복한 사람이다. nhn 대표 시절 결재도장이나 쿵꽝하고 찍어주는 관리자 스타일은 힘이 들었다고 했다. 어느날 갑자기 벤처 초심이 그리웠고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오랜 사업 동지였던 이해진 CSO가 극구 말렸다고 한다. 창업벤처에 실패 확률이 너무 높은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을 하겠다고 했으니 그랬을 것이다.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너는 스타일인 이해진 CSO 입장에서 김 대표의 도전은 한마디로 무모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요즘 nhn 높은 분들 중 알만한 사람은 10명도 안되는 것같더라"고 했더니, 김 대표도 "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분당 사무실이 nhn 본사와 멀지 않지만 nhn 내부 사정은 잘 모른다는 우회적인 대답이다. 최근까지도 nhn 비상임 등기이사였으니 회사 돌아가는 사정이야 들었겠거니 했는데 의외다. 김 대표는 거짓말을 잘 못한다.

김 대표는 nhn의 성공으로 큰 돈을 벌었다. 그런데 그 돈을 벤처에 다시 환원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첫마디에 벤처 100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아마 다른 CEO였다면 입에 발린 허풍 쯤으로 여겼을 터이다. 그런데 김 대표가 그러니 이거 믿지 않을 수도 없고 다소 난감해졌다. 아이위랩이 자리를 잡으면 싹 수가 파란 기업에 투자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투자 제의가 들어오는데 1~2군데는 투자를 해볼까 고민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 투자에 신경써다보면 아이위랩에 소홀해질 것같아 투자쪽은 시간을 좀 더 두고 보겠다고 했다.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하는 실리콘밸리에서 느낀 것을 실천해보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김 대표의 미국 집은 실리콘밸리가 있는 스탠포드 대학 근처에 있다. 한국 거처는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로 정해놓았다. 한국에서 너무 오래 혼자 지내다보니 미국에서 애들과 지내는 부인을 한국으로 불러들일 작정이란다. 자식 보다는 부부가 중요하다면서 씩 웃는다.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 만큼 여유도 생긴 듯하다.

김 대표는 아이위랩의 대표이사가 아니다. 명함에는 그냥 'CEO'라고만 돼 있다. 뭐라 불러야 하냐고 물었더니 머뭇거린다. 지주회사 형태로 아이위랩을 창업한 거라서 이를테면 지주회사 대표 쯤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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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위랩이 최근 공개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위지아닷컴'(wisia.com)은 블로거들로부터 꽤 환영받는 사이트 같다. 김범수라는 이름값도 한 몫했겠지만, 웹2.0에 기반한 눈에 띄는 사이트가 별로 없었다는 것도 위지아닷컴에 신선한 눈길을 줄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사실 이 사이트의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네이버 지식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까. 김 대표는 '집단 지성'에 기반한 추천 사이트라고 했다. 그 추천은 단순한 의미의 추천이 아니라 개별 지식을 걸러내고 순위를 매기는 역할을 하는 또다른 지식 전달 행위일 것이다.

아이위랩은 무엇보다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하기 좋은 플랫폼으로 출발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제 아무리 좋은 서비스도 비즈모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추천 사이트가 국내서는 별로 환영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대다수 추천 사이트들은 매니아들의 전유물에 머무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꽤 자신만만하다. 앞으로도 집단 지성을 활용한 서비스를 여러개 더 만들거라고 한다. 벌써 기획 중인 것도 있다고 하는데 귀뜸해주지 않는다. 언제 술자리에서 다시 물어봐야겠다 싶다.

출처 : http://bigbubble.tistory.com/71
2008/06/23 15:46 2008/06/23 15:46
Posted by iwilab